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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럭셔리 브랜드는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고객과의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며, 특히 오랜 고객들은 브랜드에 대한 애정과 이해를 바탕으로 소중한 조언을 제공할 수 있다.
- 과거 럭셔리 브랜드와의 첫 경험은 고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지만, 브랜드의 변화는 고객들과의 유대감을 약화시키고 있으며, 이는 브랜드의 미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브랜드는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발맞춰 나아가는 동시에 과거 고객들과의 관계를 소중히 여기고, 그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지속적인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
당신은 누군가의 첫사랑이었다.
‘전략’, ‘가치’, ‘관계’.
럭셔리 브랜드 관련한 기사들을 읽다 보면, 자주 등장하는 단어들이다. ‘소비’라는 행위를 전제로 하는 시장분석과 럭셔리 고객 관련 트렌드에 대한 조사 결과들을 연속해서 읽던 중 나는 갑자기 피곤함을 느꼈다. 이 전문적이고 매끄러워 보이는 분석과 정리가 묘하게 와 닿지 않는 느낌.
그러다 몇 년 전 인터뷰했던 한 럭셔리 패션 브랜드의 오랜 고객들과의 만남을 떠올려본다. 양적 데이터로 표현되기에 부족하나 뚜렷한 감정을 드러낸, 그들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었던 9명의 젊은 럭셔리 고객들과의 대화.
‘떠나간 첫사랑’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이와 같을까?
국내에서만 30년이 된 한 럭셔리 패션 브랜드는 십 대 후반, 이십 대 초반이었던 그들의 눈길을 사로잡았었다. ‘패션’이라는 삶의 한 축을 처음으로 경험하게 해 준 그 브랜드를 그들은 사랑했다. 입시가 끝나고 처음으로 오래 입을 수 있는 ‘좋은’ 옷을 사러 간 매장들 중 유독 조금씩 다른 디테일과 한국 남자 체형에 맞는 사이즈, 그리고 조금 더 높은 가격은 이들의 ‘첫 경험’에 적합했다.
가족 모임이나 대학 입학식, 첫 면접 자리에서 주변의 관심을 이끌어내던 그 시절의 옷들은 10년이 넘게 지났음에도 그들의 일상에 함께 하고 있었다. 들뜬 모습으로 이야기하던 그들의 감정은 우리가 제안한 공동 인터뷰 자리에서 더욱 극적으로 표현되었다. 처음 보는 사이이지만 서로의 옷들을 가져와 함께 구입 당시의 경험과 주변의 반응에 대해 이야기하던 그들은 마치 20대 초반의 연애 경험을 쏟아내는 듯 브랜드에 대한 이야기에 집중했다.
Pascal Campion's works, http://pascalcampion.blogspot.com
지금은 구매하지 않는다.
몇 년 전 해당 브랜드는 해외로의 적극적인 진출을 선언했다. digital transformation 대신 해외 유명 도시의 백화점으로의 직접 진출을 선택한 이후 자연스레 온라인 쇼핑에 익숙해지는 기존의 고객들은 혼란에 빠지기 시작했다. 재고 파악은 여전히 매장에 전화하거나 직접 방문해야만 가능했다. 인터넷으로 글로벌 브랜드들 또한 쉽게 구매 선택권 안으로 들어오면서 (주문 후 배송 기간 1~3일 소요) 이들의 시선은 점차 다른 곳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들은 '브랜드에 대한 섭섭함'을 구매를 안 하게 된 공통적인 이유로 들었다. 해외 진출 이후 외국인 체형에 맞는 사이즈로의 변화는 더 이상은 자신들을 생각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전달해주었다. 디테일은 다양해졌고 스타일은 화려해졌으나, 브랜드의 관심의 변화를 한국의 고객들은 옷을 입어보며 체감했다.
이루어지지도 잊히지도 않는.
해당 브랜드의 해외에서의 패션쇼 기사를 보며, 뿌듯함을 느꼈다고 이야기하던 그들의 표정에서 나는 ‘애틋함’과 ‘느긋함’을 보았다. 더 큰 꿈을 위해 낯선 곳으로 도전한 지난 사랑의 소식을 접한 얼굴이 저렇지 않을까를 상상해보았던 기억이 난다. 추억과 애정이 담긴 옷을 입은 그들의 표정은 대화 내내 순수함과 상실감을 동시에 보여주었다.
흥미롭게도 인터뷰 대상자의 80% 이상이 한국, 미국, 프랑스 등 다양한 국가에서 럭셔리 또는 패션 비즈니스 업계에서 일하고 있었다. 이들의 커리어 선택에까지 해당 브랜드와의 경험이 영향을 주었을 거라고 이해해도 무방한 현재의 모습들이었다.
Pascal Campion's works, http://pascalcampion.blogspot.com
브랜드의 고민과 미래, 그들은 정확히 알고 있다.
만약 당신이 럭셔리 브랜드의 현재와 미래를 고민하고 있는 입장이라면, 나는 이 글을 통해 한 번쯤은 이미 떠났지만, 오랜 고객들에게 연락을 해 볼 것을 추천하고 싶다.
A. 당신의 브랜드를 잘 알고 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들이 과거에 구축한 럭셔리 브랜드와의 관계와 라이프 스타일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또한 그들은 당신의 브랜드의 과거와 현재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는 경험과 정보를 보유하고 있다.
- 몇 년간의 백화점 내 매장의 위치 변화와 매출과의 연관성을 알고 있었다.
- 패션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와 주변인들과의 관계를 통해 지역 및 국가별 브랜드의 현재를 이해한다.
- 현재 구매하는 글로벌 브랜드들과의 쇼핑 경험에서의 차이를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다.
B. 업계에서의 경험을 편향 없이 제안해준다.
물론 당신의 브랜드에 근무하는 전문가들이 존재할 것이다. 그러나 어느 조직이건 내부의 인력은 브랜드 중심의 관점을 가질 수밖에 없기도 하다. 과거의 관계와 감정을 바탕으로 앞으로 더 잘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전문적인 의견을 주는 역할을 그들 오래된 고객이 할 수 있다.
- 고객 관점에서의 이벤트 기획
-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의 본질에 대한 제안
- 고객관리에서의 접점 발굴
누군가에 대한 정보 습득에는 ‘관심’이라는 대가가 따른다. 그리고 외부의 관심은 매우 비싸다. 만약 당신의 브랜드가 변화하는 시장의 상황과 경쟁사들로 인해 흔들리고 있다면, 한 번쯤은 떠올려 보길 바란다.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브랜드를 바라보고 있는, 첫사랑을 기억하는, 오래된 고객들의 존재를.
예전과 같은 관계를 기대하지 못하지만, 적어도 한걸음에 달려와 진심 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추억은 함께 이야기할 때 또 다른 의미를 가지기도 하니까.
Pascal Campion's works, http://pascalcampion.blogspo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