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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rumis AI가 요약한 글
- 무료 강의에서 참석자의 아이디어 제안을 접하며, 아이디어 자체의 의미보다는 그 아이디어가 사람들의 삶과 얼마나 연결되는지, 그들에게 의미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 하이데거의 '던져진 존재' 개념을 바탕으로, 인간은 세상에 의미를 부여하고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 다른 존재들에 관심을 가져야 하며, 아이디어도 마찬가지로 타인에게 의미 있는 내용을 전달해야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 단순히 소비자 중심적인 관점을 넘어, 사업과 아이디어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아이디어가 진정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무료 강의에 참석한 한 분이 수줍게 수첩을 꺼내 들었다.
수첩을 펴는 손은 살짝 떨리고, 왠지 부끄럽다며 눈은 자꾸 아래로 향한다. 공공기관에서 일하며 앞으로 관련 프로그램의 마케팅, 홍보 업무도 담당할 듯 해 몇 가지 생각해 본 아이디어를 다른 이에게는 처음으로 공유해본다 했다. 알려야 할 소재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이어지고, 관련해 타깃 세대들에 대한 기사에서 본 인사이트와 본인의 공감 가는 부분, 그리고 레퍼런스들. 어느 순간 많이 익숙했던 장면들이 내 앞에 다시 펼쳐져 있었다.
그러다 내 의견을 기다리는 불안과 설렘의 눈과 마주치자 나는 대답을 결정해야 함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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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사였던 한 글로벌 NGO 단체에서 일하던 전직 UN 기후 정책 전문가분이 스웨덴의 한 에이전시에서 진행한 크리에이티브 워크숍에 참여했던 본인의 경험을 공유해 준 적이 있었다. 워크숍의 주제는 '당신도 크리에이티브해질 수 있다.'였다고 한다.
A3 사이즈의 큰 도화지에 가로 세로줄을 그어 총 25개의 칸을 만든 뒤, 팀원들이 원형 테이블에 둘러앉아 한 명씩 '사과'에 대한 이미지를 생각해 채워 넣는 방식이었다. 과일 '사과'부터 채워지기 시작해 맥북의 상단 모습까지 다양한 '사과'와 관련된 이미지들이 채워지고 그 결과물을 보고 다 함께 축하하며 당신도 크리에이티브하다 자신감을 가져라라는 외침에 들떴던 경험에 대한 것이었다.
사실 난 이 아이디어들의 존재 목적에 대해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 짜내는 아이디어가 과연 기대하는 제 역할을 해낼 수 있을까? 누굴 위해, 어떤 의미로 아이디어들이 납득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
Martin Heidegger
하이데거가 이야기하는 현상학적 관점에서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이미 세상에 던져진 존재다. 그러한 우리가 자신의 존재에 의미를 부여하고 확인하는 방법은 각자가 속해있는 세상과 그 속의 다른 존재들을 Caring 하며 살아가는 것이라 표현한다. 여기서의 Caring은 보살피다, 관심을 두다 정도로 이해 가능하다. 우리가 흔히 돈을 벌기 위해 이야기하는 사업, 비즈니스, 서비스, 제품, 매출, 영업, 마케팅 등과 같은 용어들은 기본적으로 Buying과 Selling의 역할을 담당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아이디어 자체는 의미가 없다.
그 아이디어가 반영된 결과물, 제품, 전략 또는 광고 콘텐츠로서 최종적으로 엔드 유저 혹은 소비자가 자신의 일상적 현실에 쉽게 대입할 수 있는가의 여부에 그 의미 발생의 가부가 결정된다. 다시 말해, 사람들의 일상과 얼마나 의미 있게 연결되어 있는가, 그 의미가 그들에게도 정말 의미 있는가라는 판단을 할 수 있는 정보가 없다면, 아이디어에 대한 평가와 가치는 애초에 확인이 불가능하다.
아이디어는 아이디어 자체로는 기획하고 상상하고 조합하는데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 아이디어가 세상의 누군가가 Caring 하는 것과 연결된 의미를 전달하거나 만들어내는 등의 사람들의 현실과 연결되어 있어야 의미가 생기고 이에 대한 이해를 통해 아이디어의 적절성을 판단할 수 있게 된다.
인간이 존재의 의미를 찾기 위해 다른 이들에게 관심을 두는 것이라는 하이데거의 관점에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이 동의를 한다면, 아이디어 또한 내가 아닌, 내가 잘 모르는 낯선 세계에 살고 있는, 다른 이들에게 관심을 드러내고 이를 통해 그들에게도 의미 있는 내용을 전달해야 하는 것이 아이디어의 존재의 의미와도 연결된다는 것에도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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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중심, User-centered 전략 등의 용어들은 익숙하나 그래서 내게는 가벼워 보이기도 한다. 사람이 먼저 존재하고, 그들을 소비자 또는 유저라 부르는 기업의 관점이 더해졌을 뿐, 자연 상태에서의 사람들의 일상을 바라보는 데는 여전히 제한된 의도가 그렇다.
성공한 사업가들이 스스로에게 던지는, 자신의 업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은 그래서 더 근본적인, 이후의 모든 아이디어의 존재 이유에 있어 본인과 세상을 납득시키는 힘이 있다.
p.s. 만약 아이디어가 사람이라면, 나는 그/그녀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은 답변을 듣지 않을까 싶다.
“사람들은 제가 왜 존재하는지에 대해 관심이 적어요. 어떤 옷을 입힐지, 어떤 일을 시킬지에 더 관심이 있을 뿐.”
Visual Field Notes: Drawing Insights in the Yucatan by CAROL HENDRICKSON